“사부님, 저는 사부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세속(世俗)의 일에 깊이 관여하다가 결국은 이렇게 죽고 말았어요. 저는 이제 어쩌지요?” “걱정 마라. 너는 죽지 않는다.” “하지만 보세요. 저는 이미 ..
이것은, 사람으로 태어났으되, 신(神)의 능력(能力)을 발휘하며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백가신화(白家神話)! 당금에 있어서, 아직도 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미 ..
어느 날, 한 장의 편지가 인편에 의해 전달되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부탁의 말씀은 다름이 아니라, 노부에게는 원래 일가친척은 거의 없으나 데리고 있는 한 명의 어린 녀석이 있사온데,..
십오 년 전. 무림에 누구도 되새기기 싫은 끔찍한 혈사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한 사람이 강호에 출도했다.
그는 지금 절벽을 돌아 내려와 자신이 손수 만들었던 그 무덤의 앞에 서 있다. 형식적인 작별의 대례 같은 것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너무도 초라해 보이는 무덤의 곳곳을 어루만지듯 손질해보다가 ..
정파 무림의 명문세가 중 일익으로 꼽히는 남궁세가. 그런데, 가주가 너무 어리다!
안녕하십니까, 스님? 오늘부터 장경각의 일을 맡아보게 된 사람입니다. 스님께서는 이곳의 전임자이십니까? 그렇소. 나는 이미 오랫동안 홀로 이곳에서 지내왔는데…… 이제는, 이제는 그 짐을 덜게 되었군..
아미산으로 돌아가겠다고? 예, 어머니. 할아버님께서 허락을 하시더냐? 그렇지 않습니다. 저 혼자서 내린 결정입니다. ······. 허락해 주십시오. 그것은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누가 ..
오늘 한 여인(女人)이 세상을 떠났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그리움에 가슴을 태우다가 그렇게 슬픈 운명을 다하게 된 것이다. 자식에게만은 그와 같은 불행이 이어지지 않게 되기를 바라면서……..
열혈무림 혹은 비정무림이라고도 한다. 온갖 무수한 영웅호걸들이 불꽃처럼 나타났다간 이슬처럼 명멸해간 그곳. 유성의 혼…. 혹은 불나비인가. 오늘도 중원이라는 대륙 곳곳에선, 영예와 무도를 향한 철인..
다소 한가로운 듯한 가을날의 오후였다. 창밖에는 누렇게 물든 오동나무 잎들이 하나둘씩 소리 없이 떨어져 내려서 마당 위로 수북하게 쌓여가고 있었다. 제갈신중. 늦게까지 잠을 자다가 일어난 그는 약..
나 백일맹(白一氓)이 드디어 때를 얻게 되었는가? 천기(天機)의 흐름은 아무런 이상이 없도다. 수라노자(修羅老子)는 나의 말을 믿고 그와 같은 일을 벌인 것이고, 나는 이제 그를 밟고 천하(天下)의..
남궁세가(南宮世家). 이 남궁세가는 강소성(江蘇省)의 고도인 금릉(金陵)의 외곽 종산(鐘山)의 기슭에 위치하면서 이미 수백 년간이나 강호상에서 드높게 전통과 명성을 누리면서 면면히 전해져 내려온 ..
절대신화 위지황. 그는 수천 년 무림사에 있어서 결코 존재할 수 없었던 무림황제. 그 지고무상한 자리에 올랐던 최초의 인물이었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고금제일의 절대무인이었다. 마침내는 무림 초유의 ..
교화촌(敎化村). 당금의 천하에서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미 백여 년 전부터 완전히 중원대륙을 통치해온 정도 무림의 태양, 무황성(武皇成)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마인(魔..
갈 길이 바쁜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이러한 날에는 누구라도 산천경개(山川景槪)를 둘러보기 위해 한가로이 유람을 떠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묵자안(墨子安). 마차의 창..
“정말로 세상에는 너무 똑똑한 것도 죄가 되는구나. 사실 네가 무슨 신통한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노릇이지. 단지 대업이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너는 앞으로 가능하면 바보처럼 살아가..
한 사람. 일신에 백색의 도포를 단정하게 걸치고 바닥에 넙죽 엎드린 목상 도장(木桑道長)은 백발이 다 된 머리를 조아리며 아주 간곡하고도 공손한 음성으로 입을 열고 있었다. “…그리하여 지금 천하..
지금으로부터 이십오 년 전의 일이었다. 흡사 낙방수재(落榜秀才)와도 같이 온 몸에 궁때가 가득 흐르는 약관의 서생(書生) 하나가 어느날 점창산(點蒼山)의 동쪽에 있는 이해(洱海)의 호숫가에 이르러 ..
“벌써 봄이로군.” -백자안. 그는 실로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곳은 그가 태어난 곳이지만 그러나 아버지의 고향은 아니다. 말하자면 그는 지금 아버지의 고향에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십 년 전에 느닷없이 괴이한 일이 하나 벌어졌다. 강호상에서 저마다 뚜렷한 명성을 누리고 있었던 쟁쟁한 실력의 일백 명의 무림고수들이 어느 날 갑자기 거의 동시에 실종되어 모습을 감춰버리는 일이 벌..
왕자안은 이내 그를 향해 정중히 포권하며 대답했다. “나는 밥을 빌러 온 것이오.” 왕자안은 그저 담담히 웃는 표정으로 가만히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장한은 그의 얼굴에 농담하는 기색이 없는 것..
궁구가는 이미 가파른 절벽들과 산봉우리들을 지나 어느 험한 낭떠러지 앞에 이르러 있었다. 아마도 너무나도 빠르게 달려왔기 때문에 궁구가로서도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궁구가는 ..